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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관련 시민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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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캐리어노동조합 작성일20-01-22 08:26 조회3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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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2명 시민선언문

 

쌍용자동차는 사회적 합의 파기를 사과하고,

조건 없이 즉각 복직 이행하라!

 

2492명 선언!

노동자의 죽음을 막고 함께 살기위해 이뤄낸 사회적 합의,

기업의 이윤만을 위해 파기하는 쌍용자동차에게 용서는 없다

 

노동자에게 공장은 평온한 삶을 일구기 위한 일터이자, 공동체에 몫을 더하고 있다는 자긍심과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삶의 터전이다. 쌍용자동차는 정리해고를 막을 노동자들의 해법도 무시한 채, 쏟아지는 국가폭력과 함께 노동자들을 벼랑 끝에 내몰았던 일터다. 그곳에 다시 돌아가는데 10년의 세월을 견뎌야 했다. 낙인과도 같은 정리해고노동자가 되어 안 해본 싸움이 없이, 옳았음을 온몸으로 증명해야 했다. 삶의 생기를 잃을까 두려웠던 동료와 자신을 힘껏 지켜야만 했던 시간이다. 쌍용차노동자들과 연대하며 서로를 지키는 길을 찾아가던 시민사회에게도, 그 시간은 사람이 이윤보다 먼저임을 국가와 자본에게 각인시키는 시간, 인간존엄을 확인하고 약속하는 시간이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복직은 노동자이자 시민으로서 당연한 사회적 권리들을 되찾는 것뿐 아니라, 가족을 비롯한 공동체의 소중한 이들에게 자신을 되찾는 약속을 지키는 순간이다. 그런 순간을 기업의 이윤은 조금도 포기하지 않은 채, 또다시 위기를 들먹이며 노동자들을 위축시키고 갈라치며 깨뜨리고 있는 쌍용자동차다. 11년 전 어버이날의 해고통지서와 2019년 성탄절 전야에 노노사정 합의를 깨고 무기한 휴직 통보를 날리는 쌍용자동차는 이 사회에 필요한 기업이기를 포기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시민사회에게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의 싸움은 노동을 둘러싼 이 사회의 모든 모순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순간들이었다. 자본의 탐욕과 공조하는 국가폭력이 있었다. 기본적인 권리행사를 가로막은 채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손해배상과 형벌을 쏟아붓는 사법부가 있었다. 작별의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끊임없이 떠나보내야만 하는 노동자들, 그 애도의 권리마저 모욕하는 보수세력들이 있었다. 이 모든 폭력에 맞서고 시민들의 뜻과 힘을 모아 이뤄낸 사회적 합의가 또다시 기업의 이윤과 국가의 묵인으로 깨진다는 것은, 46명의 고통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변화를 바라는 이들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다.

 

쌍용자동차는 사회적 합의 파기를 사과하고, 조건 없이 즉각 복직 이행하라!

쌍용자동차와 정부는 생수병을 들고 노동자들을 만나러 평택으로 모여들던 시민들을 기억해야 한다. 대한문 분향소에 끊이지 않던 조문, 경찰폭력이 도를 넘어설수록 더 단단히 모여들던 수많은 집회와 시위를 기억해야 한다. 사회변화를 바라는 시민, 학생, 노동자. 문화예술인, 법률인, 정치인, 종교인들을 비롯해 이 나라 수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엮었던 끊임없는 저항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특히, 쌍용자동차는 2015, 쌍용자동차 구매 운동과 불매운동의 갈림길에서 전전긍긍했던 순간을 똑똑히 기억해야만 한다. 또다시 포기하지 않는 이윤을 두고 경영 위기를 노래한다면 기업의 사회적 존재 이유 자체를 심판받게 될 것이다.

 

기업마저 어기는 국가와의 약속, 정부가 책임져라!

마지막으로, 정부는 노동 존중을 앞세웠으나 앞선 정권에 다를 바 없는 반노동 정책이 이 모든 사태를 부르는 신호가 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기업이 정부와의 약속을 휴짓조각으로 여기고 오히려 노동자들을 볼모로 국가지원을 협박하는 이 웃지 못할 풍경의 책임을 문재인정부가 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일방적인 휴직 처리를 거부하고 복직예정일부터 매일 일터로 출근해 자신들의 삶의 자리를 되찾는 싸움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시민사회의 싸움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회적 합의 파기하는 쌍용자동차에게는 용서도, 미래도 없다.

 

2020. 1. 21

시민선언 참여자 일동(2492)

*명단 : bit.ly/쌍용차시민선언